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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세 == 뭐 출세를 위해 수단방법 안 가린 건 좋다. 그 때문에 십상시들에게 알랑방귀를 뀌며 아양을 떨어서 십상시를 우리의 친구로 만들어 놓은 것까진 좋다. 딱 여기까지만 처세를 했더라면 하진은 나름 성공한 인생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하진의 귀가 정말 심각할 정도로 얇았고 하필이면 그 얇디얇은 하진의 귀에 입김을 불어넣은 게 하필이면 성공쟁이 조조가 아니라 실패쟁이 원소였다는 점이다. 하진은 혼자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 문제는 하진의 귀가 얇다는 것 하나다. 만에 하나, 하진의 귀가 매우 두꺼워서 원소가 십상시 제거를 할 것을 운운할 때 원소를 따끔하게 혼내고 조조가 십상시 제거를 하지 말 것을 운운할 때 그렇게 조조의 말을 들으며 십상시 처단에 성공했을 때를 가정해서 그 이후 국제정세에 대해서 조조와 원소에게 말을 했더라면 하진은 처세의 신이 될 뻔했다. 아, 독자제위님들아. 오해는 마시라. 필자는 십상시를 찬양하는 거 절대 아니다. 다만 결과부터 놓고 봤을 때 십상시를 제거한 이후 십상시가 있던 자리에 누가 들어왔는지부터 생각해보면 필자의 말을 이해하기 매우 쉬울 것이다. 그렇다. 바로 그 술 취한 코끼리 동탁이다. 십상시도 역적이지만 적어도 십상시는 후한을 지탱이라도 했지만 동탁은 후한을 지탱하지 않고 오히려 무너뜨렸다. 흙과 똥 중 뭐가 더 더러운가를 생각해보면 필자의 말에 대한 이해가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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