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흐의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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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흐의 가설(영어: Koch's postulates), 또는 코흐의 가정, 코흐의 원칙, 코흐의 공리란, 특정 미생물이 특정한 질병을 일으킨다는 인과관계가 성립되는데 필요한 4가지 조건이다. 이 가설은 1884년 로베르트 코흐프리드리히 뢰플러가 만든 것으로서 1890년 출판물을 통해 공식적으로 출판되었다. 코흐는 이 가설을 이용하여 탄저병결핵병원균을 증명하였으며, 이후 이 가설은 다른 질병의 원인을 밝혀내는 데에도 널리 적용되고 있다.

가설[편집]

코흐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1. 이 미생물은 어떤 질병에 걸린 모든 개체에서 다량 검출되어야 하며, 건강한 개체에서는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2. 이 미생물은 어떤 질병에 걸린 생물체로부터 분리되어 배지에서 순수 배양될 수 있어야 한다.
  3. 배양된 미생물을 다시 건강한 생물체에 주입할 경우, 앞서 살펴본 것과 동일한 질병이 유발되어야 한다.
  4. 배양된 미생물을 주입한 생물체에서 다시 앞서 살펴본 것과 동일한 미생물이 분리되어야 한다.

이후 연구가 진행되면서, 코흐의 가설에 맞지 않는 감염원-질병도 발견되었다. 1번 조건에 맞지 않는 병원균의 대표적인 예로는 단순포진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평소에는 아무 증상을 나타내지 않다가 피곤할 때에만 입 주위에 물집이 잡힌다. 결과적으로 겉보기에 단순포진 증상이 일어나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발견될 수 있으므로, 1번 조건의 “건강한 개체에서는 (이 미생물이)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라는 구절에 위배된다. 또한, 소아마비의 경우에는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5% 정도에서만 증상을 일으키고, 나머지 95%의 감염자는 평생 아무런 증상 없이 살아가기 때문에 역시 1번 조건에 맞지 않는다.

어떤 병인체는 순수 배양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광우병의 감염원인 프리온은 순수배양이 불가능하다. 이는 2번 조건의 “분리되어 배지에서 순수 배양될 수 있어야 한다.”라는 구절에 위배되는 것이다.

1번 조건에 위배되는 경우, 3번 조건의 경우에도 위배되기 쉽다. 또한, 개체간의 질병 저항성 차이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병원균이 주입되더라도 질병이 유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낫 모양 적혈구를 가진 사람은 보통의 원반 모양 적혈구를 가진 사람에 비해 말라리아에 잘 걸리지 않는다.

즉, 특정 미생물과 질병의 상관관계를 증명할 때, 코흐의 가설에 꼭 들어맞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역사[편집]

코흐의 가설은 19세기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감염원을 찾아내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코흐가 살던 시대에도, 일부 감염원-질병들은 코흐의 가설에 위배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들이 속속 발견되던 19세기 말에는 코흐의 가설이 오히려 학문 발전을 방해하기도 하였다. 당시 기술로서는 바이러스를 순수 배양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현재는, 수많은 감염원들이 코흐의 가설을 만족시키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질병을 일으키는 감염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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