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편집하기

{{책 정보
|책 제목 = 총, 균, 쇠
|원제 = Guns, Germs and Steel
|그림 = 총균쇠표지.jpg
|그림 설명 = 《총, 균, 쇠》 한국어판 표지
|저자 = 재레드 다이아몬드
|번역 = 김진준
|국가 = {{국기|미국}}
|언어 = [[영어]]
|분야 = [[지리학]], [[역사|역사학]], [[사회학]], [[민족학]]
|출판일 = 1997년
|ISBN = 
}}
{{대사|유라시아인이 다른 대륙의 원주민들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총, 균, 쇠》'''({{llang|en|Guns, Germs, and Steel}})는 [[미국]]의 문화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역사 및 사회학 [[저서]]이다. 1998년에 [[퓰리처 상]]을 수상한 명저이다. 

이 책은 왜 [[유라시아]]인들이 다른 대륙(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인간들을 정복할 수 있었고, 왜 그 반대로 아메리카 원주민이 유럽을 정복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었는지 그 이유에 대한 물음에 답하고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이 책을 통해 유라시아인이 다른 인종들에 비해 [[지능]], [[도덕성]], [[유전적]] 우월성이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대신에, 유라시아인은 애초에 문명을 발달시키기에 좋은 지리적, 생태학적 환경을 갖고 있었으며, 그 덕분에 운 좋게도 다른 인종을 지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즉, 유라시아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문자]], [[전염병]], 금속 [[무기]] 등을 빠르게 습득한 것은 그들이 유전적으로 우월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얻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개요 ==
이 책의 프롤로그는 [[파푸아뉴기니]]의 정치가인 [[얄리]]와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대화로 시작한다. 이 대화는 지난 200년간 [[유럽]]인들이 뉴기니인들을 힘과 기술력으로 압도하며 지배한 사실을 언급하며, 유럽인과 뉴기니인의 이러한 명백한 차이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묻는다. 얄리는 저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인용문|“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 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겁니까?”|《총, 균, 쇠》 15p}}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이 문제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인용문|유라시아에서 발원한 여러 민족(…)이 현대 세계 부와 힘을 독점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 아프리카인을 포함한 다른 민족들은 비록 유럽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부와 힘에서는 여전히 훨씬 뒤처져 있다. 또 다른 민족들(…)은 자기네 땅을 완전히 빼앗기고 (…) 심한 경우에는 아예 몰살당하기까지 했다.|《총, 균, 쇠》 16p}} 

=== 제목 ===
이 책의 제목인 《총, 균, 쇠》는 농경 기반의 사회들이 다른 사회를 지배할 때 사용된 수단인 총, 균, 쇠를 의미하는 것이다. 총, 균, 쇠는 근대의 [[제국주의]]를 가능케 만들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저자는 안정적인 [[농업|농경]] 사회를 유지할 수 있게 했던 지리적, 기후적, 환경적 특성이 가축에서 발원한 [[질병]]에 대한 면역력과 강력한 [[정치]] 체제로 이끌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회를 지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 이론 ===
[[파일:소.jpg|300픽셀|섬네일|주요 가축종인 [[소]], [[돼지]], [[말]], [[양]], [[염소]]는 모두 유라시아에서 유래했다.]]
[[파일:총균쇠대륙방향2.png|300픽셀|섬네일|유라시아의 동-서축은 가축화된 작물이 대륙 내에서 빠르게 퍼지는데 도움을 주었다.]]
[[파일:천안문.jpg|300픽셀|섬네일|[[중국]]은 유럽과 달리 지리적으로 강력한 통일 왕조 국가가 등장하기 쉬웠다.]]

저자는 유라시아의 [[문명]]이 창의성의 결과가 아닌 기회와 필요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즉, 문명은 뛰어난 지능으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특정 선행조건이 갖추어 짐으로서 이어진 발전의 연쇄 사슬이 이어진 결과이다. 

문명으로 향하는 첫 번째 발걸음은 수렵 채집민 사회가 안정적인 농경 사회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한 고탄수화물의 식물이 있어야 하고 △ 식량 보관이 가능한 건조한 [[기후]]를 갖추어야 하며 △ 인간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가축화]]가 가능할 정도로 유순한 동물이 있어야 한다. 작물과 가축을 길들이는 데 성공한 사회는 잉여 생산된 식량을 얻게 된다. 잉여 식량은 식량 생산에 전념하지 않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먹여 살리며 인구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전문가 집단의 등장과 인구 증가는 사회를 성장시키고 기술적 혁신을 촉진한다. 거대해진 사회는 지배 계층을 발달시키고 [[정부]] 조직을 지지하는데, 이는 [[국가]]와 [[제국]]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유라시아는 운이 좋게도 가축화에 적합한 작물과 동물의 종이 많았다. 유라시아에는 [[보리]], [[밀]], 단백질이 풍부한 [[콩]]류, [[벼]], [[아마]]가 있었다. 유라시아의 곡물은 아메리카의 옥수수나 열대지방의 바나나에 비하여 단백질이 풍부하고, 농사에 적합했으며, 더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었다. 

가축화에 적합한 동물종의 대륙별 차이는 더욱 극심했다. 유라시아에는 고대의 가축화된 대형 포유류 중 13종이 있었다. 이 13종은 [[양]], [[염소]], [[소]], [[돼지]], [[말]] 등 주요 가축종을 모두 포함하며, 그 밖에도 [[단봉낙타]], [[쌍봉낙타]], [[당나귀]], [[순록]], [[물소]], [[야크]], [[발리소]], [[가얄]] 등이 포함된다. 반면에, 남아메리카에는 [[라마]]/[[알파카]] 단 하나밖에 없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와 북아메리카에는 아예 한 종도 없었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홍적세]] 말기에 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살던 거대 포유류들이 대부분 [[멸종]]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아프리카에 사는 [[얼룩말]]은 유라시아의 [[말]]과 달리 성질이 사나워 가축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아프리카코끼리]] 역시 감금 상태에서 가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유라시아인은 염소와 양으로부터 가죽과 털, 치즈를 얻고 △ 젖소로부터 우유를 얻었으며 △ 소가 논밭을 갈게 만들고 △ 돼지와 닭으로부터 식량을 얻었다. 말과 낙타는 훌륭한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도움을 주었다. 

유라시아 대륙이 다른 대륙에 비해 훨씬 넓고, 동-서 방향으로 길었다는 점은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했다. 대륙이 넓다는 것은 그만큼 가축화에 적합한 식물과 동물종이 더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동-서 방향으로 대륙이 길었기 때문에 동식물들이 같은 위도를 따라 멀리까지 퍼질 수 있었다. 같은 위도의 지역은 기후도 대개 비슷했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가축화된 작물을 다른 지역에 그대로 옮겨 심어도 여전히 잘 자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처음 재배가 시작된 작물인 [[밀]]은 유라시아 대륙 서쪽 끝의 [[영국]]에서도, 동쪽 끝의 [[일본]]에서도 재배할 수 있다. 여러 발명품, 언어, 질병 역시 위도를 따라 유라시아 대륙 내에서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었다. 

이와 달리,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대륙은 남-북 방향으로 길쭉한 모양이어서 한 지역([[위도]])에서 가축화된 작물은 다른 지역(위도)로 쉽게 옮겨갈 수 없었다. 위도가 다른 지역끼리는 기후의 차이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식량과 높은 인구밀도는 노동의 분화를 가능하게 했다. 농업에 전념하지 않는 장인과 필경사의 등장은 경제 성장과 기술의 진보를 촉진했다. 그 결과로 강력한 경제와 높은 기술력을 갖게 된 유럽인은 다른 대륙의 원주민들을 총, 균, 쇠를 앞세우며 정복할 수 있게 되었다. 

유라시아의 높은 인구밀도, 활발한 무역, 가축과의 잦은 접촉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옮겨온 질병이 널리 퍼지는 결과를 낳았다. 동물에서 인간으로 옮겨온 질병으로는 [[천연두]], [[홍역]], [[독감]] 등이 있다. [[자연선택]]의 결과, 이러한 질병들에 잘 견디는 유라시아인이 살아남게 되었으며, 그 결과 유라시아인은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에 대하여 강한 [[면역력]]을 갖게 되었다. 유럽인이 아메리카인과 만나면서, 유럽의 질병은 면역력이 없는 아메리카인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가며 대다수의 아메리카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결과적으로 유럽의 질병, 즉 ‘균’은 소수의 유럽인이 다수의 아메리카인을 아주 손쉽게 몰살시키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였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유라시아의 여러 사회 중에서 왜 [[중국]]이 아닌 [[유럽]]이 다른 대륙을 정복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유럽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높은 산맥과 강으로 인해 지리적으로 여러 지역으로 단절되어 있다. 반면에, 중국은 땅덩이가 넓고 지리적 장벽이 적다. 그 결과 중국에는 통일된 거대한 제국이 이른 시기에 나타나서 문명의 꽃을 일찍 피울 수 있었다. 수천 년 동안, 유럽은 중국과 비교해 더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문명 발전이 후기 단계로 접어들면서, 다양한 국가로 분열된 유럽의 지리가 장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주변에 경쟁할 만한 제국이 없었기 때문에 고립주의 등 잘못된 정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반면에 유럽에서는 인접한 다른 이웃 국가들과 끊임없이 경쟁하는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기술적 발전을 막는 잘못된 정책을 유지하면 다른 나라에 정복당하므로 생존할 수 없었다. 

===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 ===
2003년 개정증보판에는 ‘일본인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는데, 이 논문은 고대 한반도에서 살던 농경민족이 기원전 4세기쯤, 일본 열도로 이주하였다고 주장한다. 이 이주민은 철제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존의 일본 토착민들(조몬인, 현재의 [[아이누족]])을 몰아내고 현대의 [[일본인]]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한국인과 일본인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쌍둥이]] 형제 같은 사이이며, 고대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 반응과 평가 ==
《총, 균, 쇠》는 1997년 발간과 함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되는 책으로 명성을 크게 얻었다.

기존의 [[인종차별]]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유라시아인이 아메리카인과 아프리카인을 지배할 수 있었던 이유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의가 있다. 유라시아인이 일찍 문명의 꽃을 피운 이유는 그들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들이 우연히 좋은 환경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또한 인류 문명의 역사에서 지역과 시대를 관통하여 통용될 수 있는 역사의 법칙을 제시하면서 역사학을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분류:역사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