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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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영어: epidemiology}), 또는 전염병학은 한정된 집단의 건강질병의 패턴, 원인, 그리고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역학은 공중위생의 주춧돌이며,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 요소를 찾아내어 필요한 질병예방책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역학자(疫學者)는 질병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하여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며 그 분석 결과를 대중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역학은 임상연구 및 공중위생연구에 방법론을 세우는데 도움을 주었다.

역학 연구의 주요 분야로는 병인(病因)학, 질병 발생 조사, 질병감시, 질병검사, 생물감시, 임상실험에서의 치료 효과 비교 등이 있다. 역학자는 질병이 일어나는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생물학에 의존하며,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통계학을 사용하며, 질병의 보다 다양한 원인을 찾기 위해 사회과학을 사용하며, 노출량평가를 위해 공학을 사용한다.

역사[편집]

고대 그리스의사이자 의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히포크라테스는 최초의 역학자이기도 하다.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이 일어나는 원리를 찾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였다.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의 발생과 환경적 영향의 관계를 조사한 최초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당시 인간이 질병에 걸리는 것은 공기, 불, 물, 지구의 4원소 사이의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원소를 더하거나 빼서 4원소 사이의 균형을 맞춰주면 질병이 치료될 것으로 여겼다. 그래서 히포크라테스는 환자의 피를 뽑거나 식이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질병을 치료하였다. 히포크라테스는 풍토병(endemic,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질병)과 유행병(epidemic, 특정 시기에 널리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16세기 중반, 이탈리아 베로나의 의사인 프라카스트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입자들이 질병을 일으킨다는 이론을 발표한 최초의 인물이다. 더 나아가, 그는 이 입자들은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으며, 스스로 복제가 가능하며, 불에 의해 파괴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프라카스트로의 감염설은 당시 정설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었던 갈레노스장기설(나쁜 공기가 질병을 일으킨다는 이론)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었다. 1543년, 프라카스트로는 <전염병에 대하여(De contagione et contagiosis morbis)>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위생 및 환경위생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주장은 지금으로서는 당연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당시로서는 아주 획기적인 것이었다. 1675년에 네덜란드의 과학자 레벤후크가 고성능의 현미경을 개발하면서 세균이론에 대한 육안적인 증거가 제시되었다.

영국의 사회통계학자이자 아마추어 과학자존 그랜트는 1662년 <사망표에 관한 자연적 및 정치적 관찰>을 출판하였다. 여기서 그는 최초의 생명표를 작성하였으며 어떤 질병이 유행하는지, 나이에 따른 사망률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대해 기술하였다. 그는 질병에 관한 이론들을 통계학적으로 증명하였으며,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질병의 원인에 관한 잘못된 생각들을 바꾸어 놓았다.

현대[편집]

현대 역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영국의 의사 존 스노우는 19세기 런던에서 유행하던 콜레라의 원인을 조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존 스노우는 사우스워크(Southwark)라는 회사에서 수돗물을 공급하는 지역에서 콜레라 사망률이 확연히 높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고 오염된 식수와 콜레라가 관련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리고 그는 콜레라가 많이 나타나는 지역의 펌프를 폐쇄하고 물을 염소 소독함으로서 콜레라 사태를 해결하였다. 이는 공중위생의 역사에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며 역학이라는 분야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존 스노우가 고안한 전염병 예방책은 지금까지도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정작 존 스노우가 살던 시기에는 이러한 방법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못하였다.

1847년, 헝가리의 의사 이그나즈(Ignaz Semmelweis)는 비엔나(Vienna) 병원에서 산모들의 패혈증 사망률이 아주 높게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 연구하였다. 영안실에서 시체를 만진 의사들이 곧바로 분만실에 들어가 아이를 받는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의사들에게 아이를 받기 전에 반드시 손을 소독하라고 조언하였다. 그는 1850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출판물을 펴냈으나 역시 널리 받아들여지지는 못했다. 지금처럼 병원에서 의사들이 소독을 실시하기 시작한 것은 1865년 부터였다.

1954년에는 흡연폐암과 깊은 통계적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 담배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던 담배회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흡연자들의 소송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