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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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체(蔓衍體)는 간결체와 대비되는 문체인바 이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어구가 길어 문장의 호흡이 긴 문체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간단하게 긴 문장에 사용된 어체로 받아들여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이는 바인데 이미 전술한 바 대로 문장의 길이와 호흡이 길기 때문에 읽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술논문 등에서는 사용 하지 아니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대한민국에서 만연체를 사용한 가장 유명한 단일 문장이 헌법의 전문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데, 이 때의 전문은 全文즉, 헌법전 전부로 문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헌법전과 법률은 수 많은 조항으로 이루어 져 있고 이 들 조항은 각 별개의 문장인바, 전문을 全文으로 해석하면 이미 단일 문장이 아님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상식과 이치에 비추어 보면 이 때의 전문은 全文이 아니라 前文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참고로 국어학자들에 의하면 1문장이 100자를 넘어가면 일반인들의 해석이 어려워지고 1000자를 넘어가면 전문가의 해석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헌법 전문 1문장에 사용된 단어수가 모두 88개, 428자임을 고려하면 전문이 어렵게 작문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며 이 외에도 법원의 판결문은 만연체를 사용하기로 유명한바 그 이유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판결문의 특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판결문은 어떠한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사유 과정과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한 문제점을 인식한 법원이 요즈음 소위 판결문 쉽게 쓰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단기간에는 무리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쉬운 판결문을 기대해도 좋을 것으로 보이는 바, 아래에 수필, 헌법 전문, 법원 판결문 등을 만연체의 예시로 수록하였으니 독자 여러분이 만연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용례[편집]

  • 수필 (김진섭의 <매화찬>中)

가령, 우리가 혹은 눈 가운데 완전히 동화(同化)된 매화를 보고, 혹은 찬 달 아래 처연(悽然)히 조응(照應)된 매화를 보게 될 때, 우리는 과연 매화가 사군자(四君子)의 필두(筆頭)로 꼽히는 이유를 잘 알 수 있겠지만, 적설(積雪)과 한월(寒月)을 대비적(對比的) 배경(背景)으로 삼은 다음에라야만 고요히 피는 이 꽃의 한없이 장엄(莊嚴)하고 숭고(崇高)한 기세(氣勢)에는, 친화(親和)한 동감(同感)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굴복감(屈伏感)을 우리는 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 매화는 확실(確實)히 춘풍(春風)이 태탕(駘蕩)한 계절에 난만(爛漫)히 피는 농염(濃艶)한 백화(百花)와는 달라, 현세적(現世的)인, 향락적(享樂的)인 꽃이 아님은 물론이요, 이 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가장 초고(超高)하고 견개(狷介)한 꽃이 아니면 안 될 것이다.

  • 판결문 (대법원 1993.6.29. 선고 93다10224 판결 中)

논지는, 중기관리법 제21조 제1항 제4호는 시도지사는 중기조종사면허를 받은 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중기조종에 관한 중대한 사고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중기조종사면허를 취소하거나 3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중기조종사면허의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제2항은 시도지사가 중기조종사면허를 취소하거나 효력을 정지시키고자 하는 때에는 미리 당해 중기조종사에 대하여 청문을 하여야 하며, 다만 당해 중기조종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청문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법시행규칙 제44조가 중기조종사면허를 받은 자가 그 면허가 취소되거나 효력이 정지된 때에는 주소지를 관할하는 시도지사에게 그 면허증을 반납하여야 하고, 면허증을 반납받은 시도지사는 면허의 정지기간이 완료되는 즉시 이를 반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을 들어, 원심이 위 김영옥이 조종사면허를 반납한 사실이나 청문절차와 그에 응하지 아니하는 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심리하지 아니한 것을 탓하고, 이 사건 사고 당시 실황조사를 실시한 교통경찰관이 실황조사서(을 제3호중의 4)의 운전면허행정처분란에 "취소"라고 기재한 후 위 김영옥으로부터 중기조종사면허증을 반납받아간 것을 들어 위 김영옥에게 면허정지에 대한 고지가 있었다고 인정하지 아니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탓하고 있으나, 원심은 위 김영옥이 주취운전으로 인한 이 사건 교통사고를 내고 이로 인하여 중기조종사면허에 대한 행정처분이 있을 것을 전제로 교통경찰관에게 그의 운전면허증을 반납한 사실은 인정이 되나,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행정청에서 위 중기조종사면허에 대하여 어떠한 종류의 처분을 할 것인지 여부와 특히 면허정지의 경우에는 그 기간 및 시기와 종기를 알 수 없는 상태이므로, 위 교통사고의 발생으로 인하여 사고운전자가 앞으로 그의 중기조종사면허에 대하여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거나 단순히 면허증을 반납하였다 하여, 바로 구체적인 행정처분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또 행정관청이 위 김영옥에 대한 중기조종사면허정지처분을 하기 전에 중기관리법 제21조 제2항이 규정하는 적절한 방법의 행정절차를 통하여 위 김영옥에게 장차 면허정지처분이 있을 것을 고지하였고, 따라서 위 김영옥은 중기조종사면허가 정지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배척한 것이고,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이나 판단은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므로, 거기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 채증법칙위배 등의 위법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 대한민국 헌법 전문 (헌법 제10호, 1987.10.29. 전부 개정)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