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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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으로서, 남한 선수 23명과 북한 선수 12명으로 구성되었다. 총 감독은 세라 머리이다. 올림픽 본선에서 5경기 모두 패하면서(2득점 28실점) 최하위인 8위에 머물렀으나 성적을 떠나 평화와 화합을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을 보여주었다.

전개[편집]

북핵 위기가 나날이 고조되던 상황에서 2018년 1월 1일, 북한의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발언을 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위기 속에서도 북한과의 대화 시도를 계속해오던 문재인 정부는 곧바로 북한의 이러한 태도변화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쳤고, 1월 9일에는 판문점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이 개최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북한은 평창올림픽에 자국 선수 파견은 물론이고 대규모의 응원단, 예술공연단 파견에 남북 공동입장까지도 제안하면서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남북단일팀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회담 이후에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1월 17일,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로 남북한이 합의하였다.

1월 20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이민지 선수가 남북단일팀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되었다. 이 글에서 이민지 선수는 “(남북단일팀이) 기정사실화된 이 상황이 믿기지 않고 아직까지 많이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또한, 1분 1초라도 소중한 선수들에게 남북단일팀은 기회박탈이 아닐 수 없으며,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가 생길 수도 있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민지 선수는 자신이 최종 참가자명단에서 탈락한 선수였기에 자유롭게 비판 글을 쓸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민지인터뷰.jpg
이민지 선수 인스타그램 글 전문
지난 3년간 처음이자 마지막 출전일지도 모르는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며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많은 성장을 했고 그게 너무나 뿌듯하기도 했지만, 아직 배워야 할것도 가야할 길도 한참 멀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에 속해있던 13년간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하기까지 많은 선수들의 희생과 노력, 그리고 여자아이스하키를 생각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속에서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느끼며 운동을 할수있었습니다. 어제까지 올림픽이라는 큰 꿈을 함께 꾸며 땀흘려왔던 선수로서 지금 여자아이스하키팀에게 닥친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고 바뀌지 않을 현실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선수들에게 정확하지 않은 뉴스기사만 보고 욕을 하는 사람들 마저 생기고 있어서 지금은, 이제는 잃을 것이 없는 제가 목소리를 내볼까 합니다. 올림픽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솔직히 어떤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 막상 당사자인 나의, 우리의 일이지만 아무것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일팀 얘기가 나오기전부터 있었던 우리의 목표를 위해 우리가 할 일에 집중하고 운동에 최선을 다하는 일뿐이였습니다. 처음 단일팀 얘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불가능한 일일것이라고 생각했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때문에 지금 기정사실화 된 이 상황이 당연히 믿기지 않고 아직까지 많이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선수에게는 게임을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분이라도 희생하는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좋게 받아드리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게 내가 될수도 있는데.. 한국에는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이 여자팀의 유일한 팀이고 그렇기때문에 올림픽이 끝나면 저는 다시 팀으로 돌아갈 것 입니다. 나의 팀은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국가대표팀이고 거기에 속해있는 동료로서 언니와 동생들을 끝까지 응원할 것입니다. 상황이 많이 안좋아서 오해하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편에서서 응원해주시는 많은분들께 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몇 분이 이 글을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만이라도 저희 여자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해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아이스하키 #여자아이스하키국가대표팀 #2018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정부에서 남북단일팀이라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선수들의 공정한 출전 기회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라고 발언하였는데, 이러한 발언과는 달리 대(大)를 위하여 소(小)를 불공정하게 희생하는 상황이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는 여론도 형성되었다.

IOC는 1월 20일, 남북단일팀 참가자명단을 발표하였다. 23명의 기존 남한 선수들은 그대로 출전권을 보장하면서, 여기에 북한 선수 12명을 추가하여 총 35명에 이르는 남북단일팀이 최종 구성되었다. 다른 나라들의 참가자 수는 23명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IOC가 남북단일팀에만 매우 예외적인 혜택을 제공한 셈이다. 그러나 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의 수가 22명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다른 나라들에서 크게 반발하지는 않았다.

경기 내용과 성적[편집]

처음부터 남북단일팀은 전력상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려운 팀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실제로 본선 경기에서도 5전 5패를 기록하며 8팀 중 8위의 성적에 머물렀다. 아이스하키 연맹 순위 22위인 한국과 25위인 북한이 세계 하키 강국들을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승산이 낮은 싸움이었고, 남북단일팀은 자력으로 본선 진출이 불가능했으나 개최국 자격으로 특별히 본선 진출이 허용된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남북단일팀을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은 궤변이다.

B조 조별리그 1차전[편집]

2018년 2월 10일 강릉 컬링 센터 (관중 3,606명)
스위스국기.png 스위스 8 – 0 코리아 한반도기.png

남북단일팀의 올림픽 첫 경기에서 남북단일팀(코리아)은 스위스에 8-0으로 참패했다. 이 경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숙 여사, 북한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참석하였다.

B조 조별리그 2차전[편집]

2018년 2월 12일 강릉 컬링 센터 (관중 4,244명)
스웨덴국기.png 스웨덴 8 – 0 코리아 한반도기.png

세계랭킹 5위의 스웨덴에 8-0으로 패배했다. 스위스전과 같은 스코어로 패배하였으나, 유효슈팅이 늘어나서 공격이 좀 나아졌다는 평을 받았다.

B조 조별리그 3차전[편집]

2018년 2월 14일 강릉 컬링 센터 (관중 4,110명)
한반도기.png 코리아 1 – 4 일본 일장기.png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남북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골을 기록하였다. 첫 골의 주인공은 랜디 희수 그리핀이었으며, 2피리어드 9분 31초에 득점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후 추가골 없이 경기가 끝나면서 1-4로 일본에 패배하였다.

순위결정전[편집]

2018년 2월 18일 강릉 컬링 센터 (관중 3,811명)
스위스국기.png 스위스 2 – 0 코리아 한반도기.png

조별리그 1차전 상대였던 스위스를 다시 맞이한 남북단일팀은 지난 경기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실점을 줄였지만, 최종 스코어 2-0으로 패배하였다. 신소정 골키퍼가 스위스의 슛 52개 중 50개를 막아내면서 활약했다.

7/8위 결정전[편집]

2018년 2월 20일 강릉 컬링 센터 (관중 4,125명)
스웨덴국기.png 스웨덴 6 – 1 코리아 한반도기.png

7/8위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패배하면서 남북단일팀은 8위의 순위로 올림픽 일정을 마무리했다. 1피리어드에서 1점 실점 이후 한수진 선수가 역습에 성공하여 대표팀의 올림픽 두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후 체력적으로 한계를 드러내며 실점을 연이어 허용하였고, 결국 스웨덴에 6-1로 패배하였다.

평가[편집]

긍정적 측면[편집]

남북단일팀은 올림픽의 정신인 평화와 화합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올림픽이 부활한 취지 자체가 심각한 대립 상태에 있던 유럽의 여러 나라가 스포츠 행사를 통해 잠시나마 총과 칼을 내려놓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경쟁하며 화합하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군사적, 정치적으로 심각한 갈등 상황에 있던 남북한이 스포츠에서만큼은 하나의 팀으로 출전하며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남북단일팀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에 매우 부합하는 것이다. IOC에서 남북단일팀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선수단 구성에서도 예외적으로 혜택을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주요 외신들의 보도 역시 경색된 남북관계에 큰 진전이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보도하였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서는 “지난 십여 년 동안 남북 간 있었던 가장 극적인 화해의 몸짓”이라고 평가하였고 특히 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이 남북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영국 BBC 방송은 “전쟁으로 향하는 듯 보이는 위기 상황에서 보기 힘든 희망의 순간을 나타낸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올림픽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라는 현실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인해 궁지에 몰린 북한과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키려는 미국이 서로 치킨 게임을 벌이는 위험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면 대한민국은 전쟁의 결과와 관계없이 수백만 명에 이르는 사상자와 엄청난 경제적 손실로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전쟁도 불사하는 트럼프식 강경책은 받아들이기 너무나 위험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전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외교적 해법을 시도해왔는데, 여기에 북한이 반응하면서 외교의 흐름을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올림픽을 통해 긴장을 완화한다고 해도 북한이 핵무기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 위기를 벗어난 것만으로도 한국으로서는 크나큰 성과이다. 올림픽을 계기로 하여 북한 문제를 다루는 ‘운전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으로 교체된 셈이다.

부정적 측면[편집]

남북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선수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면서 ‘대(大)를 위해서는 소(小)는 희생해도 좋다’는 식의 전근대적인 정신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특히나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며 국민의 마음을 얻어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놓고는, 정작 당선되고 나서는 정반대의 행동을 하면서 빈축을 샀다.

기존 한국 선수의 출전권은 IOC의 배려로 모두 보장받았으나, 북한 선수가 팀에 함께 합류하여 경기에 참여하게 되면 기존 선수의 출전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게 되므로 기존 한국 선수들의 피해는 피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선수들에게 이런 점에 대해서 사전에 전혀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기네들끼리 결정해서 일방적으로 대표팀에게 통보만 했을 뿐이다. 심지어 이낙연 총리는 “메달권 밖에 있으니 상관없다”라거나 “선수 개인의 욕망을 버리고 역사 만든다고 자부해라”라며 아예 대놓고 선수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당연시하는 발언까지 일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