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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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에 일본제국 육군의 상징 깃발로 채택된 욱일기
현재 일본의 자위대 상징 깃발. 욱일기를 약간 변형한 형태이다.

욱일기(일본어: 旭日旗)는 태양을 상징하는 중심부의 붉은색 원과 원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욱광(旭光. 햇살)무늬를 특징으로 하는 깃발이다. 메이지 유신시기인 1870년 5월 15일부터 일본제국의 육군기로 사용되었던 깃발이다. 1889년 10월 7일에는 붉은 원이 왼쪽으로 약간 치우친 형태의 욱일기를 일본제국의 해군기로 채택하였다. 현재는 형태를 살짝 바꾸어 자위대의 상징 깃발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스포츠 경기의 응원 깃발 등 여러 소품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일본제국을 상징하는 깃발로 생각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욱일기에 대한 사실과 오해[편집]

한국에서는 욱일기를 전범기(戰犯旗)라고 부르며, 일본제국 군국주의의 상징이므로 나치의 상징 문양인 하켄크로이츠와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2018년에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에 일본 자위대함이 욱일기를 게양하는 것을 ‘국민 정서상의 문제’로 금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심지어는 욱일기를 연상시킬 만한 문양만으로도 논란이 될 정도로 한국에서는 욱일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극에 달해있다. 그래서인지 욱일기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도 많은 편이다. 어떤 점이 옳고 그른지 살펴보도록 하자.

욱일승천기?
대한민국에서는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일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잘못된 명칭이다.
욱일기=전범기?
전범기(戰犯旗)라는 표현 자체가 한국에서, 그것도 2012년에야 만들어진 말이다. 즉, ‘전범기’라는 용어는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는 아예 사용되지 않는 말이다. 따라서 욱일기는 전범기이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은 옳고 그름을 떠나, 한국에서만 이해가 가능한 문장이다. 전범기라는 말 자체도 정의내리기 아주 애매한 말이다. 단어를 해석하자면 ‘전쟁범죄를 상징하는 깃발’이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 학살 등의 전쟁범죄를 저지른 미국의 깃발인 성조기도 전범기라고 불러야 할까? 먼저 단어의 정의부터 제대로 내려야 할 일이다.
욱일기는 일본제국의 국기?
일본제국의 국기는 현재 일본의 국기와 마찬가지로 일장기였다. 욱일기는 일본제국의 육군과 해군의 상징깃발이었다. 이러한 오해는 일제강점기를 다룬 역사 드라마 등에서 욱일기를 남발하여 사용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한국인은 욱일기는 일상생활에서 거의 접할 일이 없었고, 대신 일장기를 많이 접하였다. 그래서 해방 직후 한국인은 일장기에 대해서는 강한 혐오감을 가졌으나, 욱일기는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일장기는 괜찮다?
욱일기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현재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에 대해서는 괜찮다고 분리해서 생각하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일장기는 일본제국의 국기였다. 만약에 욱일기가 일제침략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지해야 한다면, 같은 이유로 일장기도 금지해야 한다. 오히려 실제로 일제의 침략을 경험했던 국민들이라면 일제의 상징으로 욱일기보다 일장기를 먼저 떠올린다. 일본 내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일장기 게양에 반대하는 집단이 있으며, 1987년에 국체 소프트볼 대회장에서 한 오키나와인이 일장기를 불태운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일장기는 일본의 정식 국기로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하다가 1999년에서야 정식 국기로 지정되었다.
욱일문양은 예전부터 사용되어온 전통 문양?
일본에서 욱일문양이 예전부터 널리 사용되어온 증거로 제시하는 풍속화. 그러나 일본제국의 욱일기와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욱일기 사용을 문제삼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욱일문양이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널리 사용되어온 전통 문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이러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욱일문양은 1870년에 일본제국 육군의 상징으로 채택되면서부터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며, 그 이전의 미술품 등에는 욱일문양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일본 측에서는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1870년 이전의 고미술품에서 욱일문양을 찾으려 애쓰고 있으나 오히려 그렇게 애쓰고 있다는 점이 “예전부터 널리 사용되어온 것”이라는 일본 측의 주장이 잘못된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9년에는 일본 외무성에서 욱일문양이 포함된 1833년에 제작된 풍속화를 미국 보스턴 박물관에서 구입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을 살펴보면 태양이 바다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욱일문양이 파란색 바다 위에만 있어서 일본제국의 욱일기와는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

다른 나라에서의 반응[편집]

중국,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과거 일본제국의 침략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나라는 욱일기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 비하면 훨씬 무관심한 편이다. 중국의 경우 일본 함정이 욱일기를 달고 중국에 입항한다는 이유로 문제를 삼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또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IOC에 공식 요청한 것은 한국 정부뿐이며, 중국 정부를 비롯한 다른 정부에서는 문제를 삼지 않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일본제국의 지배를 받은 경험이 없는 나라에서는 욱일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실상 전무하다. 일본을 상징하는 문양 정도로 생각하며, 문양이 예쁘다는 이유로 상품에 넣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