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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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한국어를 표기할 수단이 없어 중국 문자를 빌려온 것이다. 사진은 훈민정음이다.[1]

한자(漢字)는 중국 문자를 한국에서 이르는 말이다. 세종대왕한글을 창제하기 이전까지는 한국어는 있었지만 한국어를 표기할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중국 문자를 빌려와 한국어를 적은 것이고, 이를 한자라고 한다. 한자는 문자 상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일본에서도 일본어를 표기위한 수단으로 중국 문자가 도입되었지만, 일본인들은 중국 문자를 변형시켜 간지를 만들었다. 심지어는 본토 중국에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자를 다소 간략화 시켜서 표현하게 되었다(예-나라 국 國→国).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는 원형 그대로의 문자를 고집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1440년, 세종대왕이 한국어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문자인 한글을 창제하게 되면서 더 이상 한자를 사용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한자에 비해 한글은 배우기도 쉬워 평민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선의 위정자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특권을 평민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한문의 사용을 고집했다.

오늘날 한자는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전의 문학역사자료가 모두 한자로 적혀있기 때문에 한국의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한자를 알아야 한다. 또한,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단어의 뜻을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예를 들어, “비출혈”이란 단어의 뜻을 모른다 하더라도, 옆에 “비출혈(鼻出血)”이라고 한자 표기를 병행하면 鼻(코 비), 出(나올 출), 血(피 혈) - 합쳐보면 “비출혈 = 에서 가 나오는 것” 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편집]

한국에 중국 문자가 들어오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중국으로부터의 불교 전래이다. 하지만, 한국에 한자를 도입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중국 문서는 종교와 관련된 것이 아닌, 천자문(千字文)이라는 책이었다. 천자문은 말 그대로 1,000자로 지은 책으로서, 이후 한문 초학자를 위한 교재로 널리 이용되었다.

중국어와 한국어의 문법은 크게 다르기 때문에 한국어를 중국 문자로 적기 위해서는 중국어의 문법 구조를 따로 배워야 했다. 하지만 먹고 살기 바쁜 평민들의 경우 그럴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개발한 방법이 향찰이다. 향찰은 문법과는 상관없이 한자의 음과 훈만을 빌려 한국어를 소리 나는 데로 표기한 것이다. 예를 들어, “선화공주님”이라는 한국어를 앞의 “선화공주”는 한자의 음을 빌려 “善化公主”로 표기하고, 뒤의 “님”은 한자의 뜻을 빌려 “主”( 주)이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구결은 한자 사이에 한글로 토를 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國之語音 異乎中國하여” 같은 것이다.

15세기에 세종대왕한글을 창제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글이 한자를 대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글이 한자를 완전히 대체한 것은 20세기에 들어와서이다. 1980년대부터는 신문이나 잡지에서 한글과 한자를 섞어 쓰던 것을 점차 한글 전용으로만 쓰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부터는 인터넷 보급과 더불어 한글 전용 추세가 강화되었다. 하지만 사전 등에는 원활한 뜻풀이를 위해 한자를 괄호 안에 표기하고 있다.

교육[편집]

대한민국에서는 중학교고등학교 교육 과정에서 한자를 독립된 과목으로 배운다. 이 과정에서 총 1,800여자(중학교 900자 + 고등학교 900자)의 기본 한자를 학습하게 된다.

이용[편집]

인쇄 매체[편집]

  • 학술적 목적의 인쇄물에서 전문 용어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다.
  • 신문에서는 주로 제목에서 약자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은 “日”로 쓸 수 있다.
  • 광고 또는 장식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신라면의 겉포장지에는 붓글씨체의 辛(매울 신) 자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사전[편집]

한국어 단어 중에는 한자어의 비율이 높다. 그래서 사전에서는 한자어의 뜻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단어 옆에 괄호로 한자 표기를 표시해놓고 있다.

또한, 한자는 동음이의어를 구분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수도”라는 단어는 한자 표기에 따라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닐 수 있다.

  1. 修道 — 도를 닦는 것
  2. 受渡 — 돈이나 물품을 받고 넘겨 줌
  3. 囚徒 — 수형자
  4. 水都 — 물의 도시 (말하자면 베니스홍콩 같은 곳)
  5. 水稻 — 논벼
  6. 水道 — 물이 흘러가는 길
  7. 隧道 — 터널
  8. 首都 — 한 나라의 중앙 정부가 있는 도시.
  9. 手刀 — 손칼

인명[편집]

한국인의 이름은 주로 한자에 기본을 두고 있다. 하지만 명찰이나 명함 등에서도 한자 표기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며, 아예 “김샛별”이나 “이한솔” 같이 한글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성씨는 아직까지 한자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몇몇 공식 문서에서는 한자 이름표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지명[편집]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지명이 한자로 바뀌었다. 예를 들어, “큰 밭”이라는 뜻의 “한밭”은 뜻을 따서 “대전(大田)”으로 바꾸는 식이다. 수도인 “서울”은 한자 지명이 아닌 거의 유일한 예외인데, 사실 이는 “수도”란 뜻의 순우리말을 가져온 것일 뿐, 조선시대에는 “한양(漢陽)”이라는 한자어로 불렀다.

그 밖에도 고속도로철도 등의 교통시설의 명칭도 대부분 한자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서울부산을 잇는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는 수도를 뜻하는 한자인 京(경)자와 부산의 앞글자인 釜(부)자를 따와 지은 명칭이다. 대부분의 철도역에는 영어 표기와 한자 표기를 병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용산역”의 경우 역명 아래에다 영어 표기인 “Yongsan”과 한자 표기인 “龍山”을 적어놓았다.

요즘에는 한자투성이의 지명을 한글로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서울특별시 마포구에 위치한 동 이름인 “아현”(阿峴)은 원래 “아이고개”라고 불렸던 것에 착안하여 “애오개”라는 한글 지명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애오개는 서울 지하철 5호선의 지하철역명(애오개역)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대구(大邱)”는 “달구벌”로, “노량진(鷺梁津)”은 “노들나루”로, “경주(慶州)”는 “서라벌” 등으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편집]

굉장히 드물긴 하지만, 어떤 한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만든 것이다. 대표적인 한자가 을 뜻하는 畓(답)자이다. 이 글자는 논농사에 이 많이 필요한 것에 착안하여, 기존의 전(田)자에 물 수(水)자를 더해 만든 것으로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한자이다. 이외에도 편(䭏), 오라비 남(娚), 탈날 탈(頉) 자 등도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자이다.

발음[편집]

각각의 한자는 고유의 음을 가지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 가지 한자는 오직 하나의 음만을 갖는다. 예를 들어, 여자를 뜻하는 女라는 한자는 한국어로 “녀”로 발음된다. 이 글자가 단어 맨 앞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두음법칙에 의해 “여”로 발음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외의 다른 소리로는 발음되지 않는다.

드물지만, 하나의 한자가 둘 이상의 음을 가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樂”라는 한자가 있다. 이 문자는 경우에 따라 園(원), 音(음), 水(수) 등으로 각각 다르게 발음된다.

같이 보기[편집]

주석[편집]

  1. ^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고서 소개한 책인데, 왜 한글이 아니라 한자로 적혀 있냐고? 잘 생각해 봐라. 한글을 모르는 사람에게 한글을 소개하는 책인데, 한글로 적으면 어떻게 읽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