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토끼과
멧토끼 (Lepus coreanus) 우리나라 고유종의 토끼이다.
생물 분류
계: 동물계 문: 척삭동물문 강: 포유강 목: 토끼목 과: 토끼과 (Leporidae) Fischer de Waldheim, 1817
속
아마미검은멧토끼속 강토끼속 줄무늬토끼속 멕시코토끼속 피그미토끼속 솜꼬리토끼속 굴토끼속 분뇨로토끼속 붉은바위토끼속 아삼털토끼속 산토끼속

“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어서 어디를 가느냐? ”

토끼(영어: rabbit)는 토끼목 토끼과에 속하는 작은 포유동물로서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한다. 토끼과는 다시 굴토끼속, 산토끼속, 솜꼬리토끼속, 아마미검은멧토끼속 등을 포함한 8개의 서로 다른 속으로 분류된다. 이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것은 산토끼속에 속하는 멧토끼이다. 멧토끼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견되며 우리나라 고유종으로서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드물다. 토끼는 12간지 동물 중 하나로서 1939년생, 1951년생, 1963년생, 1975년생, 1987년생, 1999년생, 2011년생 등은 토끼띠이다.

우리나라의 전설에 따르면, 달에는 옥토끼가 살며, 옥토끼는 달에서 떡방아를 찧는다고 한다.

서식

굴토끼가 자신의 토끼굴로 들어가고 있다.

한낮에 잠을 자고 있는 토끼.

토끼는 목초지, 숲, 초원, 사막, 습지 등에 서식한다. 토끼는 떼를 지어 사는데, 서양에서 가장 흔한 토끼종인 굴토끼는 땅에 굴을 파고 산다. 반면에 우리나라 고유종인 멧토끼(산토끼)는 굴을 파지 않고 야외에서 생활한다.

생물학적 특징

진화

평상시 토끼의 후두덮개는 연구개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토끼는 입으로 숨을 쉬지 못하고 코로만 숨을 쉴 수 있다. 토끼는 앞니가 두 열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앞에 있고 다른 하나는 그 뒤쪽에 있다. 흔히 토끼를 설치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토끼 앞니의 이러한 특징은 토끼가 설치류가 아니라는 명확한 증거이다. 따라서 토끼는 분류학상으로 설치목이 아닌 중치목(토끼목)으로 분류된다.

형태

토끼의 가장 큰 신체적 특징은 길쭉하게 생긴 귀이다. 토끼 귀가 이렇게 길쭉하게 생긴 것은 포식자들이 다가오는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적응한 결과이다. 토끼는 뒷다리가 크고 강하게 발달되어 있다. 앞발에는 다섯 개의 발가락이 있으며, 여분의 발가락인 며느리발톱도 가지고 있다. 뒷발에는 네 개의 발가락이 있다. 가만히 있을 때는 발바닥 전체를 땅에 대고 쉰다. 하지만, 뛰어 다닐 때에는 발가락만 땅에 대며 깡충깡충 뛴다. 전체적인 몸통 형태는 계란 모양이다. 길이는 20cm에서 50cm 내외이며, 몸무게는 0.4kg에서 2kg 내외이다. 털은 일반적으로 길고 부드러우며, 색깔은 갈색, 회색, 담황색 등으로 다양하다. 꼬리는 짧으며 풍부한 털로 뒤덮여있다.

생태

토끼에서는 주로 대장과 맹장에서 대부분의 소화 작용이 일어난다. 토끼의 맹장은 위보다 10배나 더 크며 맹장과 대장은 전체 소화관의 약 40%나 차지한다. 근육이 특징적으로 잘 발달한 맹장은 질긴 섬유성의 음식을 흡수하기 좋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소화되지 않는 섬유성 물질은 똥의 형태로 배출되며, 일부 영양가 있는 성분들은 맹장분의 형태로 배출된다. 맹장분은 일반적인 똥과 달리 주로 밤에 배출되기 때문에 night feces라고 불리기도 한다. 맹장분에는 토끼의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단백질, 무기질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그래서 토끼는 영양요구량을 충족하기 위해 맹장분을 섭취해야 한다. 흔히 토끼는 자기 똥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엄밀히 말해서 똥을 먹는 것이 아니라 맹장분을 먹는 것이다. 아무튼 토끼가 섭취한 맹장분은 산성의 위를 거친 후 장에서 소화가 이루어진다. 이 과정은 토끼가 음식으로부터 필수적인 영양분을 추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토끼는 대부분의 육식 또는 잡식동물에게 먹잇감이 되므로 항상 주변을 경계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토끼(멧토끼)는 예로부터 늑대, 승냥이, 시베리아호랑이, 아무르표범 등의 포식자들에게 좋은 사냥감이 되어왔다. 위협적인 포식자를 발견한 토끼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발로 땅바닥을 쳐서 다른 토끼들에게 위험을 알린다. 토끼는 시야가 아주 넓기 때문에 이는 꽤나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토끼는 포식자에게 쫓길 때 혼란을 주기 위해서 지그재그 형태로 뛰면서 달아나며 포식자에게 잡히거나 잡히기 직전에는 포식자를 뒷다리로 가격한다. 강력한 이빨로 포식자를 물기도 한다.

일주기

토끼는 해가 뜰 무렵이나 해가 질 무렵에 가장 활동적이다. 그래서 옛날 우리나라의 시간체계 중 “토끼의 시간”이라는 뜻의 묘시(卯時)는 해가 뜰 무렵의 시간인 오전 5시에서 7시까지를 의미한다. 토끼는 낮과 밤에 걸쳐서 잠을 잤다가 깨는 것을 반복한다. 그래서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을 토끼잠이라고 한다. 토끼가 하루에 잠을 자는 시간을 모두 합치면 평균 8.4시간정도가 된다.

수명

토끼의 평균 수명은 9~12년 정도 된다.

먹이

신선한 채소를 먹고 있는 토끼.

토끼는 초식동물이며 풀을 뜯어먹고 산다. 결과적으로 토끼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셀룰로오스 성분을 많이 섭취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토끼는 단단한 똥과 부드러운 맹장분, 두 가지 종류의 똥을 눈다. 토끼는 맹장분을 배출하자마자 즉시 섭취한다. 결과적으로 이는 음식을 두 번 소화하는 격이 되므로 잘 소화가 되지 않는 성분까지도 완전히 소화시킬 수 있게 된다.

토끼는 늦은 오후가 되면 풀을 왕성히 뜯으며 배를 채운다. 이 때 토끼는 더 이상 소화되지 않는 딱딱한 똥을 배출한다. 주변의 상황이 안전하다고 여겨지면, 토끼는 수 시간 후 부드러운 맹장분을 배출하며 배출한 맹장분을 곧바로 섭취한다.

토끼는 구토를 할 수 없다.

질병

토끼는 갖가지 질병에 걸릴 수 있다. 토끼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 중에는 Bordetella bronchiseptica(전염성 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병원균)이나 대장균처럼 인간에게 전염 가능한 것도 있고, 토끼 출혈병이나 점액종증처럼 토끼에만 한정적으로 발생하는 질병도 있다. 토끼는 공수병(광견병)에 걸릴 수도 있는데, 토끼의 공수병이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끼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기생충으로는 연절조충같은 조충과 벼룩, 진드기, 콕시듐, 톡소플라스마 등의 외부기생충이 있다.

굴토끼와 산토끼의 차이점

굴토끼와 산토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새끼의 발달 정도이다. 방금 태어난 굴토끼 새끼는 털이 없으며 장님이다. 따라서 굴토끼 어미는 새끼가 충분히 자랄 때까지 계속 돌봐줘야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방금 태어난 산토끼 새끼는 털이 있으며 시력도 좋다. 따라서 산토끼 새끼는 어미의 도움 없이 곧 스스로 활동이 가능하다. 굴토끼는 이름 그대로 굴을 파서 그 속에서 생활하는데 비해, 산토끼는 땅 위에 간단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산다. 그리고 산토끼는 일반적으로 무리지어 생활하지 않는다. 산토끼는 일반적으로 굴토끼보다 크기가 더 크며 귀도 더 길고 뒷발도 더 길다. 산토끼는 가축으로서 이용되지 않는데 비해, 굴토끼(유럽토끼)는 고기와 털을 얻기 위한 목적이나 반려동물으로서 사육되고 있다.

인간생활과 토끼

반려토끼

반려동물로 인기가 높은 유럽토끼.

반려토끼는 철장 안에 넣어 기르거나 집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하여 기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거실 같은 곳에서 자유롭게 뛰어 다닐 수 있도록 한다. 똥오줌을 가리거나 이름을 부르면 주인에게 달려올 수 있도록 훈련시킬 수 있다. 야외에서 기르면 토끼가 신선한 공기와 자연광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토끼에게 더 바람직하다. 은신처나 터널을 설치하거나 공, 장난감을 가져다주면 토끼의 활동량을 늘릴 수 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충분히 넓은 열린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애완토끼는 일반적으로 티모시 또는 다른 풀로 만든 건초를 먹으며, 충분한 양의 신선한 채소, 그리고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끼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토끼는 다른 토끼나 인간은 물론이고, 새, 친칠라, 기니피그, 개, 고양이 등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다만 잡식성인 개나 육식성인 고양이는 토끼를 공격할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토끼는 상대적으로 성격이 온순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에게도 좋은 반려동물이 될 수 있다. 토끼는 다른 동물에게 먹잇감이 되는 동물이기 때문에, 경계심이 강하며 민감하기 때문에 주변의 소리나 자극에 깜짝 놀라기 쉽다. 등뼈가 약하기 때문에 들어 올릴 때에는 반드시 배를 받쳐 주어야 한다.

공격성

토끼는 싫은 소리를 내거나 사람에게 달려들 수 있으며, 심지어 사람을 물기도 한다. 하지만 토끼는 일반적으로 피부에 상처가 날 정도로 심하게 물지는 않는다. 토끼는 주로 위협을 느낄 때 공격적으로 변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반려토끼와 주인 사이에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가축토끼

독일의 크리스마스 저녁식사에 올라온 토끼구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권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유럽과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등지에서는 털과 고기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토끼를 기르기도 한다.

영국의 정육점과 시장에서는 여전히 토끼가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얼린 토끼 고기를 판매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슈퍼마켓에서는 얼리지 않은 토끼 고기를 판매하기도 한다. 런던의 유명한 재래시장인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에서는 죽은 토끼를 천장에 매달아 전시한다. 토끼고기는 호주의 시드니에서도 한때 흔히 판매되었다. 시드니에서 토끼고기가 얼마나 유명했는지, 시드니를 연고지로 하는 프로 럭비팀 이름이 사우스 시드니 래비토스(South Sydney Rabbitohs)일 정도이다. 하지만 이후 점액종증이라는 병이 유행하여 토끼가 많이 죽은 이후로는 급속히 인기가 떨어졌다.

토끼고기를 다루는 과정에서 툴레라미아(토끼열)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토끼고기에는 필수지방산이 부족하므로 토끼고기만 먹고 살 경우에는 심각한 필수지방산 결핍이 유발될 수 있다.

문화 속의 토끼

•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거북이와 용왕을 말재간으로 속여 위험에서 벗어나는 꾀 많은 동물로 그려진다.
• 이솝우화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토끼는 거북이와 경주를 하게 되는데, 경주 도중에 낮잠을 자다가 경주에서 지는, 게으른 동물로 그려진다.
• 한국 민간설화에 따르면 달에 사는 옥토끼는 계수나무 밑에서 떡방아를 찧는다고 한다.
• 워너브라더스의 만화영화 캐릭터인 벅스 버니는 사냥꾼을 골탕 먹이는 능글맞은 성격의 토끼이다.
• 플레이보이의 토끼 로고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호기심과 다산(多産)을 상징한다.
• 네이버 웹툰에 연재중인 <역전! 야매요리>에서는 작가 자신(주인공)을 토끼 캐릭터로 묘사한다.